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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음]어떤 전환, 니트생활자 박은미

관리자
2020-02-22
조회수 729


[더이음]어떤 전환, 니트생활자 박은미

어딘가 속하지 않던 나의 첫 무업기간, 이 기사를 읽었다. 때론 버티기에 가까운, 무엇으로 하루의 시간을 채워야 할지 암담할 때 일상적인 규칙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주간회의, 팀 프로젝트 등 혼자 하기보다 함께 만들어가는 활동에 동의했다. 한동안 만나는 사람들에게 주간회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주기적 만남'의 필요성에 고개를 끄덕였다.  

 

▲출처: 니트생활자 페이스북

기사를 읽으면서 이 분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직장을 그만두면 푹 쉬려고 했는데 또다른 불안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된, 나의 무업기간에 대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니트생활자' 페이스북 페이지로 메시지를 보냈다. 반나절만에 답이 왔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인터뷰 시간, 은미(니트생활자 대표)님과 나는 오래된 친구처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진 그녀의 태도에 마음이 편해졌다.  

그동안 경험한 일, 그리고 6번의 퇴사   

은미님은 20대 중반부터 30대 후반까지 10년 넘게 비영리단체, 공공기관, 기업재단에서 일했다. 


그간 어떤 일을 했어요?  

"첫 직장은 자원봉사센터였어요. 가족봉사단을 운영하고 홍보, 지역 네트워크 사업, 집수리 등 4년 정도 다양한 일을 했는데 더 큰 조직을 경험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두 번째 직장은 비슷한 업계의 협의회였어요. 일은 많고 방치된 조직이었죠. 버티다가 1년 반 만에 퇴사하고 공공기관으로 바로 이직했어요. 기업 사회공헌팀과 협력해 풀뿌리단체를 지원하는 일을 했어요. 밤낮없이 일하고 몸이 상했죠. 2년 간 일하면서 갈증이 생겼어요. 여기서 한 단계 올라가고 싶은 욕구 있잖아요. 조직 안에 있으니 해소가 안 돼요. 그만두고 처음으로 긴 백수생활이 시작됐어요." 

 

첫 백수생활은 어땠어요? 

"정말이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돈이 떨어지니까 불안해서 빨리 일하고 싶은데, 전 직장보다 나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욕심을 내다보니 취업은 안 되잖아요. 조급했죠. 1년 넘게 괴로운 백수 생활을 하다가  30대 중반에 기업재단에 들어갔어요. 그동안 다닌 곳과는 조직 체계나 문화가 완전 다른 곳이었어요."  

 

기업재단이요?   

“네, 제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어요. 막상 들어가보니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시키는 것만 해야 했어요. 근무하는 2년 내내 바보가 된 느낌이었죠. 

 

아무래도 문화가 다르다 보니 생경함을 느꼈겠어요. 

"맞아요. 저는 외부인이었어요. 일 자체가 만족스럽지 않고 회사 동료들과 업무 외적인 학벌, 재산까지도 끊임없이 비교했어요. 내 영혼이 이렇게 피폐해진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스스로 갉아먹으며 지냈어요. 계약이 연장되는 시점에 가임기 여성이란 이유로 계약을 종료시켰는데요. 또 한 번, 긴 무업기간이 찾아왔어요." 

 

아, 끔찍하네요. 정말 힘들었겠어요. 

"그런 퇴사를 ‘당하고 나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마음이 회복되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물론 회복과 별개로 일을 안 한지 한 달이 안 되어 불안해지죠. 계속 어딘가에 이력서를 넣었어요. 면접에 가면 저의 이직 경험을 나열하면서 정착하지 않는 사람으로 판단하기도 하고. 적은 연봉이라도 괜찮다는 생각에 작은 단체에 면접을 보면 ‘이런 일 하던 분이 괜찮겠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무업기간이 1년을 넘어가며 현실을 직시하게 됐어요. 일할 땐 내가 어느 정도 가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나오니까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걸 깨달은 거죠.”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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